
대다수 사람들의 무의식엔
게으름이 불행을 불러올 거라는 불안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성실함이 위대한 덕목으로 추앙받는 세상에서
게으름은 비난받아 마땅한 죄악일 뿐이다.
게으른 하루를 보내고 나면 늘 불안해하던 내 앞에
작은 위로처럼 그림 하나가 나타났다.
모든것을 내려놓은 표정으로
아무것도 하지않고 있는 여자.
그녀의 눈은 내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잠시 이렇게 있어도 괜찮아.
이 그름을 그린 이는 영국 출신의 화가
존 윌리엄 고드워드.
그림의 제목은 이탈리아어로 Dolce Far Niente.
영어로 번역하면 Sweet to do noting,
하는 일 없이 지내는 즐거움 이란 뜻이다.
고드워드가 캔버스 위에 그려낸 아름다움은 마치
고난의 시절 한가운데서 한줄 한줄써 내려간
달콤한 시어 같다.
그의 그림은 그가 절실히 꿈꾸었으나
결코 가 닿을수 없었던 이상형의 현전이다.
태생적 나약함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는 인간들.
그런 우리에겐 고요히 혼자 머물 공간이
그 무엇보다 소중할 때가 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
오로지 나만이 머물 공간.
그 갈증이 극에 달할 때,
고드워드의 그림들은 한자락 위안으로 다가온다.
- 이소라 / 한밤의 미술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