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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성격이 안 맞는 아이

  • 작성일 2014-03-22 13: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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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분의 아이세계]

부모와 성격이 안 맞는 아이

부모와 자식간에도 성격차이가 심할 수 있다. 평범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아이도 자신과 성격이 맞지 않는 부모를 만나면 정서적인 문제가 생긴다.
진우(가명)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다.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내성적인데다 행동은 산만하고 느리며,말썽을 많이 부린다고 하여 병원을 찾았다. 진우는 어려서부터 성격이 느긋하고 행동이 느린 편이었지만 진우의 아빠는 성격이 급하다고 한다.

아빠는 진우의 이런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자주 야단도 치고 매도 들었다. 그러다보니 진우는 아빠를 피해 다니고 부르면 대답도 하지 않거나 묻는 말에도 묵묵부답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이럴수록 아빠는 더욱 답답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고 한다.
진우는 나무를 그려보라는 주문에 나무 줄기에 새둥지를 그리고 아빠새와 엄마새가 아기새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그림을 그렸다. 애정에 대한 갈구가 많은 아이들이 흔히 그리는 그림이다.
아빠가 무서운 진우는 집보다 밖에서 놀기를 좋아하여 어떤 날은 밤늦게까지 놀다가 집 앞에서 잠이 든 채 발견되기도 했다. 어떤 날은 수업 중에 친구와 달아나서 공원에 가서 놀기도 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진우는 이런 일을 원치 않으면서도 친구가 꼬드기면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였다. 아빠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진우는 사랑을 잃는 것이 무엇보다 두려웠다. 그러니 친구에게도 ‘싫어’라는 말을 하지 못했고 친구에게 끌려 다니며 일탈행동을 하게 된 것이었다.
해결방법은 간단하지만 어렵다. 먼저 부모가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고 맞추어야 한다. 진우처럼 행동이 느린 아이는 기다려줘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맞추어야지 성인인 부모에게 아이가 맞추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부모들은 대개 자신도 모르게 아이가 자신에게 맞춰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아이들의 많은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느린 아이를 채근하고 재촉하게 되면 이에 대한 불만이 쌓여 은연중에 더욱 느리게 행동하고,진우처럼 부모의 부아를 돋우는 행동까지 저지르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수동 공격적인 방식으로 부모에게 복수하게 되는 것이다.
민중언론참세상에서 퍼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