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비관 주부 자녀와 동반자살 /“자녀를 소유물로 본 간접살인” /“극빈계층 외면한 사회책임 커”
지난 17일 생활고를 비관해 인천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세 자녀와 함께 투신 자살한 주부 손아무개(34)씨의 죽음을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손씨는 3년 전 남편의 실직으로 시작된 생활고 탓에 카드빚 2천만원과 은행빚 1천만원이 불어나고 빚독촉이 계속되자 동반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카페엔 ‘엄마, 죽기 싫어요’란 모임(cafe.daum.net/ummalove)이 만들어졌다. 세 자녀를 ‘간접살인’하고 자살한 엄마에 대해 네티즌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고 비판하면서 “이해할 만하다”고 수긍하기도 했다.
“7살, 5살, 3살짜리 아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나? 엄마는 자기 없는 세상에 아이들을 남겨두느니 차라리 함께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겠지만 이는 명백한 살인이다. 이 극단적 행동의 배경에는 생명 경시와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인식하는 잘못된 윤리관이 자리잡고 있다. 자녀는 태어난 순간부터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받고 살 권리를 가졌다.”(나도부모/다음)
“엄연한 간접살인이다”
“오죽하면 자살했을까? 애들을 놔두고 혼자만 죽는 무책임한 엄마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사람들의 죽음은 행복으로부터의 이별이지만 삶이 고통스러운 사람들의 죽음은 단지 고통으로부터의 이별이다. 사회의 약자들에게 차라리 죽는 게 나은 사회를 만들어놓고 죽으면 비난만 한단 말인가?”(산사람/인터넷한겨레)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험한 세상에 아이들을 남겨놓지 않은 건 잘한 일이다. 아마도 남겨진 두 딸과 사내아이는 빈민으로 살 것이다. 자식이 소유물은 아니지만 남겨놓고 갈 여지가 전혀 없음을 안 것이다.”(맘아픈이/인터넷한겨레)
이들의 자살에 대한 책임은 우리 사회에 있다며 사회안전망 구축을 역설하는 의견도 여럿이다.
“그들 가족의 투신자살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어린 자녀를 맡기고 일하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육아환경과 무시무시한 빚독촉, 미래에 대한 절망 등이 원인이다. 극빈가정의 육아 문제에 국가가 관심을 지녔으면 이런 자살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세객김삿갓/인터넷한겨레)
“사회의 책임 방기가 자살원인”
“그 엄마는 아이들이 국가나 사회의 일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책임 아래 있다고 느낀 까닭에 같이 죽은 것이다. 그들 가족이 진정 어려울 때 책임을 전혀 못 느낀 우리 사회가 뒤늦게 엄마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말이 안 된다.”(kilf/인터넷한겨레)
집단 자살의 비극은 “성장이냐 분배냐”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고, 네티즌은 다양한 제안을 내놓았다.
“새 정부 초기 분배를 우선한다고 하더니 떡판이 크지 않다며 떡판을 키우는 것이 분배를 늘리는 길이라고 돌아섰다. 분배도 좋고 성장도 좋지만 그보다 부정부패 척결이 우선이다. 연일 보도되는 사건을 보면 그 규모가 천억원 단위다. 드러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니 이를 막고, 돈이 필요한 곳으로 돌도록 한다면 엄마가 아파트 14층에서 아이를 떠밀고 자신도 자살하는 비극은 없을 것이다.”(lookbackangry/인터넷한겨레)
“어린아이가 울면서 ‘살고 싶다’고 절규했다. 3800원이 없어 학교에서 단체로 가는 수영장을 가지 못했으며 아이가 아파도 돈이 없어 이집 저집을 기웃거렸다. 집집마다 자식들을 모아놓고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많으니 오늘 한번 외식을 삼가고 그 돈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자’고 하자. 위령탑을 세워 나눔의 중요성을 되새기자.”
인터넷한겨레에서 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