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4만명 부모이혼으로 정서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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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가정이 늘고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이혼가정의 자녀들이 겪는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 2만5477건이었던 이혼건수는 2001년 2만8962건,2002년 2만9351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올 상반기에만 1만8117쌍이 이혼,올해 전체 이혼건수는 3만6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미성년 자녀를 두고 있을 30∼40대의 이혼이 전체의 72%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매년 24만여명 이상의 미성년들이 자신의 의견과 관계없이 부모의 이혼으로 정서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심리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이혼가정의 자녀들은 초기에는 공포,위협,슬픔,상실감,거부감,부모에 대한 분노,무력감,강한 외로움,자신 때문에 부모가 이혼하게 됐다는 강한 죄책감 등의 반응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이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하지만 성인기에도 상처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청소년상담원에 따르면 이혼가정의 자녀들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부모의 이혼에 대해 자신을 책망하는 경향이 있으며 쉽게 분노를 느껴 다른 사람들과 적대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또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이혼가정에 깊이 스며들어 있어 대인관계에서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소년기는 아동의 신체적인 분리 불안과 달리 심리적 분리 즉,부모로부터 인정 받지 못한다거나 유기에 따른 공포를 갖는다. 청소년기는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 의존과 독립의 갈등을 느끼기 때문에 큰 분리 불안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녀 문제는 이혼 후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하면 더 악화된다. 예를 들면 부부가 이혼한 후 원수처럼 서로를 비난한다면 아이들은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양육하는 편부모측의 지속적인 적대감과 양육하지 않는 가족구성원들과의 단절된 애정 때문에 자녀들은 자화상에 치명적인 상처를 받게 된다.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한 개인의 장래에 매우 중요한 심리적 요인인 자존감이 정상 가정의 자녀들보다 낮다.
김종환(서울신대 가정사역연구소) 교수는 “이혼의 결과로 자녀들은 부모 역할 모델을 상실하거나 또는 편부모 가정으로 갑자기 전락한다”며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은 학교 부적응 문제로 나타나기 쉬우며 학업 성적과 친구 관계 등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기도 전에 경제적으로 가계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가질 수 있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은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혼돈 중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로 사회 계층의 변동을 가져 오게 되며 청소년 비행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는 이혼 예방을 위한 교육과 상담 및 치료,경제적으로 어려운 이혼 부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혼 가정 자녀의 심리적 안정과 생활 적응 등을 위한 교육 및 상담프로그램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가고 있다.
민중언론 참세상기사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