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뒤를 따라 미래로 향하는 성장의 길을 걷습니다.
여러분은 직업을 몇 가지나 알고계십니까?
판사, 변호사, 의사, 공무원, 연예인……. 아마 열 손가락도 못 채우는 청소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임이스트’ 라는 직업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있습니까?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직업일 것입니다.
지난 7월 23일, ‘전문 직업인과의 대화’ 행사로 김흥남 마임이스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강연 그리고 질문과 답변 내용을 바탕으로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Q. 마임이스트는 무슨 일을 하나요?
마임은 ‘흉내내는 사람’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미모스(mimos)에서 유래한 말 입니다. 마임이스트는 대사 없이 실생활을 흉내 내거나 춤추는 사람입니다. 마임의 종류는 여러 개지만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분장을 하는 피에로 마임,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팬터마임, 어떤 대상을 표현할 때 대상이 되어 표현하는 신체마임, 마지막으로 도구를 사용하여 표현하는 오브제 마임이 있습니다. 마임이스트는 주로 마임 배우, 움직임연출, 연기지도, CF 출연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합니다.
Q. 우리나라에선 이 직업이 생소한데, 이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중학생 때는 과학자였고, 그 후에는 시인, 연예인, 개그맨의 꿈을 거쳐 지금의 마임이스트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마음속에서는 춤을 추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는데요. 학생 때는 아버지께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셔서 공부‘만’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다가 성적에 맞춰서 신학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기에 그다지 큰 즐거움은 느끼지 못했지만, 신학대학에서 댄스팀을 만들어서 활동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어머니가 암에 걸리셨습니다. 지인 분께서 문병을 오셨을 때 마술쇼를 하셨는데요. 그 후부터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마임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Q. 이 일에 종사한 지 몇 년이나 되었습니까?
저는 2005년부터 마임을 시작했습니다. 마임의 기초를 마임이스트께 찾아가 3개월 동안 배웠고, 이후 7~8년째 경력을 쌓아오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넌버벌 미술 퍼포먼스 <드로잉쇼 : THE LOOK> 제작참여 및 배우로서 활동했고, 지금은 <페인터즈: 히어로>의 공동연출 및 초연배우입니다. 마임이스트라는 직업 특성상 직업을 2, 3개 가지고 있습니다.
Q. 마임이스트를 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합니까?
연극영화과를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실상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연극영화과를 나오면 유리하겠지만, 꼭 연극영화과를 나올 필요는 없습니다.
<마임 공연 中>
Q. 보수는 어느 정도 되나요?
공연이 매일 있는 것이 아니라서,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5~10분 공연 할 때 100만원을 번적도 있고, 무료로 공연할 때도 있습니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저는 한 달을 기준으로 하면 공무원 월급 비슷하게 법니다.
여기서 제 친구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제 친구는 직업이 화가가 아니었는데도 뉴욕에서 600달러의 거금을 받고 그림을 호텔에서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부터는 직업을 화가로 바꾸게 되었죠.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돈은 따라옵니다.
Q. 일하는 장소와 근무 환경은 어떻습니까?
일하는 장소와 근무 환경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공연 장소는 주로 극장, 거리 등 다양하며 소품에도 제한이 없고, 해외 공연이 많습니다.
Q. 이 일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마임을 배우려고 할 때 체계화된 교육기관이 없어서 마임이스트에게 직접 배워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임이 공연기획과 연출을 다 계산해야 하는 정신노동의 일종이기 때문에 창작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공연을 일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입이 고정되어 있지 않아서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Q. 어떤 경우에 가장 보람을 느끼나요?
관객과 호응하며 소통하고, 마임 배우인 저를 알아봐줄 때 어깨가 으쓱하곤 합니다.
Q. 이 일의 사회적 인식은 어느 정도인가요?
자신이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마임배우라는 것을 아버지와 장인어른께 소개드렸는데요. ‘배우’라고 하면 기성세대들에게는 아직 가난하다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처음에는 꺼려하셨습니다. 그렇지만 해외에 나가서 연예인과 공연을 하고, TV에도 나온 이후에는 마임배우로서 인정을 해 주시고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자랑을 하시더군요. 자신에 대한 인식은 자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Q. 마임이스트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요?
저의 스승님에 의하면 마임은 기억의 예술입니다. 그리고 어디서 어떤 것을 표현할 지 치밀하게 계산하는 능력과 좋은 관찰력을 바탕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많은 연습이 가장 중요합니다.
Q. 현재 이 일에 만족하고 있습니까?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이 일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수입이 괜찮다는 것, 두 번째는 관객과의 만남에서의 즐거움, 세 번째는 출퇴근이 없다는 것, 네 번째는 주중의 시간이 자유롭다는 점, 다섯 번째는 마임이스트들끼리의 교류의 즐거움, 여섯 번째는 많은 해외공연을 통해 제가 너무나도 원했던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Q. 마지막으로 (마임이스트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학창시절에 뭐가 되고 싶은지,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지 않고 무작정 공부만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 조언을 해 주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먼 길을 돌아오게 되었는데요. 쿠바의 혁명가인 체 게바라가 했던 말이 있죠. “리얼리스트(realist, 현실주의자)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흔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여러분은 자신을 한정하지 않고, 꿈과 관심사를 찾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만남을 통해 마임이스트라는 직업을 알게 된 것뿐만 아니라 여태 직업에 대한 생각이 너무나 짧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사회가 예체능계 직업에 대한 부족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좋은 직업의 기준이 ‘돈’과 ‘명예’라는 것이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마임이스트’ 라는 직업에 대한 흥미와 정보를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아직 진로 계획이 없는 친구들에게는 직업에 대한 열린 의식을 갖게 되고, 진로 계획이 세워진 친구들은 지금 희망하는 직업이 정말 내가 원해서 선택한 것인지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한 서경 청소년기자 -